SNK, 자진 상폐…폭탄배당·스톡옵션 잔치 벌이고 한국 떠난다

입력 2021-12-17 15:38   수정 2021-12-20 08:56


'킹 오브 파이터' 등으로 유명한 게임업체 SNK가 상장 2년 만에 자진 상장폐지를 선택했다.

NK는 중국계 주요주주가 배당과 스톡옵션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무리하게 자본을 유출해 간다는 의혹을 받아왔던 기업이라 시장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 SNK는 최대주주인 일렉트로닉 게이밍 디벨롭먼트 컴퍼니(EGDC) 명의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개매수신고서를 제출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1주당 3만7197원으로 전날 종가 대비 77% 높은 수준이다. 공개매수는 내년 2월 10일까지 진행되며 이후 자진상폐를 계획하고 있다. EGDC는 사우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2011년 설립한 무함마드빈살만재단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EGDC는 공개매수 후 SNK를 완전자회사로 둠으로써 대대적인 개혁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GDC 측은 "완전자회사가 되면 단기적인 실적이나 주가 변동에 좌우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담한 개혁을 실행할 수 있다"며 "일반 주주로의 외부 유출도 없어지므로 경영자원을 전면적으로 쏟아 부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 주가 대비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준다는 소식에 이날 SNK는 상한가인 2만7350원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시장에선 찝찝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상장된 지 불과 2년 반 밖에 지나지 않은 SNK가 그동안 '폭탄배당'과 '헐값 스톡옵션'을 통해 무리하게 자본을 유출해 간다는 의혹을 받았던 탓이다. 앞서 지난달에도 중국계 코스닥 상장사인 GRT가 공모가의 4분의 1 수준에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2019년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SNK는 지난해 6월 첫 배당에 나섰는데, 총 배당규모가 684억원으로 직전년도 영업이익(2018년 8월~2019년 7월)보다 많았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즈이카쿠를 비롯해 중국계 관련 지분이 약 60%에 달해 중국으로의 자본유출을 의심하는 시각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같은해 8월에는 임직원들에게 행사가가 1주당 1원에 불과한 스톡옵션을 교부해 논란이 됐다. 당시 1만2950원이던 주식을 1원에 취득한 뒤 차익을 볼 수 있게 만든 셈이다. 당시 대표이사였던 토야마 코이치는 스톡옵션을 행사해 5100주를 1원에 샀고, 이 중 절반(2500주)을 지난 4월 2만6700원에 팔았다. 이후 중국계 최대주주는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계 EGDC에 지분을 넘겼고, 새 주인이 된 EGDC가 이날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상폐를 신청했다.

한편 SNK는 '킹 오브 파이터'와 '메탈슬러그' 등 오락실 게임으로 유명한 게임회사다. 1978년 일본에서 설립돼 1990년대를 구가하는 게임회사로 성장했지만, 2000년대 들어 시장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고 파산하기 이르렀다. 2001년 새로 설립한 회사로 지적재산권(IP)을 이전해 사업을 이어오다 2015년 중국 게임 개발자 출신 갈지휘 SNK 회장에 매각됐다. SNK는 2018년 12월 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평가해 코스닥 상장을 시도하다 수요예측 흥행이 실패하며 한 번 상장을 철회했고, 이듬해인 2019년 5월 기업가치를 2000억원 낮춰 다시 상장을 시도해 증시에 입성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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